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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솟는 금값, 돌반지 대신 돈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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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값의 가파른 상승세가 무섭다.
지난 9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2월 인도분 금 가격은 온스 당 881.70달러로, 28년 만에 기준 최고치를 보였던 전날의 기록을 하루만에 갈아치웠다. 국제금값은 전자거래에서 온스 당 894.40달러까지 올랐다. 온스 당 900달러 돌파가 얼마 남지 않은 셈이다.
금값의 이러한 상승세는 전문가들의 예상을 뛰어넘는 것이다. 지난 1980년 1월 온스 당 873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는 금값은 2001년 250달러까지 떨어진 후 현재까지 꾸준하게 회복세를 지속하고 있다.
온라인 귀금속 판매업체인 귀금속닷컴에 따르면 10일 국내 금 도매시세는 3.75g(한 돈)당 11만1650원으로 전날 10만8130원보다 무려 3520원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도매가가 오르면서 소매가도 껑충 뛰었다. 전날 3.75g당 11만8900원에 육박했던 소매시세는 10일 현재 12만2800원으로 하루만에 3900원이 올랐다. 한 돈짜리 돌 반지를 사려면 적어도 12~14만원 이상은 각오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금값이 천정부지로 오르면서 귀금속 매장을 찾는 손님들의 발걸음은 뚝 끊겼다. 진주시의 한 귀금속 매장 관계자는 “불황도 이런 불황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귀금속이 너무 비싸다’는 사실이 언론 등을 통해 연일 보도되면서 아예 매장을 찾는 손님들이 사라졌다. 매장 관계자는 “가격을 모르고 방문하는 손님들도 가격을 이야기하면 놀라서 나가버린다”며 “가격을 말하기가 민망하다”고 토로했다.
귀금속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들도 치솟는 금값에 황당하기는 마찬가지. 매장에서 만난 한 30대 여성은 반지 가격을 물어보고 이내 발걸음을 돌렸다. 조카의 돌 반지를 알아보러 왔다는 이 여성은 “비싸도 10만원 정도를 예상했는데, 한 돈짜리 반지가 13만원”이라며 “다른 가게도 한번 돌아보고 결정해야겠다”고 한숨을 쉬었다.
소비자들의 상대적인 피해 의식도 귀금속 매장이 어려움을 겪는 이유 중 하나다. 금값이 하루가 다르게 오르면서 ‘굳이 손해를 입고 살 필요가 있냐’는 의식이 팽배해졌다는 이야기다.
아내의 생일 선물로 귀걸이를 사려했던 회사원 장모(40)씨는 귀금속 대신 작은 전자제품을 사주기로 했다. 장씨는 “두 달 전 결혼기념일 때 귀걸이를 사주려고 하다가 그만둔 적이 있다”며 “막상 사려고 하니 (그때 가격과 비교해)본전 생각이 나서 엄두가 안 나더라”고 쓴 웃음을 지었다.
매장 관계자들은 “귀금속을 선물하는 풍속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고 토로하고 있다. 귀금속 매장들 중 상당수는 비교적 저렴한 합금 액세서리 판매에 열중하는 모습이다.
한 귀금속 매장 주인은 “결혼기념일이나 생일, 연인들의 기념일에 반지나 목걸이, 귀걸이를 선물하는 경우가 갑자기 확 줄어든 것 같다”면서도 “그렇다고 가격을 마음대로 내릴 수도 없으니 답답한 노릇”이라고 말했다.
돌반지 대신 돈을 건네는 풍경도 심심치 않게 연출되고 있다. 얼마전 아이의 돌을 맞은 회사원 최모(33)씨는 “주는 사람도 부담스럽고 받는 사람도 부담스러운 비싼 금붙이보다는 현금 10만원이 낫다고 본다”며 “돌잔치에 오는 분들에게 미리 이런 뜻을 알리겠다”고 말했다.
귀금속 매장의 불황에도 불구하고 금과 관련된 금융상품을 찾는 사람들은 늘어나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금값이 수익률을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금 적립 상품을 운용하고 있는 A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말 3개월 수익률이 17%에 이를 정도”라며 “당분간 금값이 오를 것으로 보여 이같은 상승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은행에서 판매하는 골드바를 미리 사는 등 금에 직접 투자하려는 사람들도 크게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A은행 관계자는 “지금과 같이 가격이 폭등한다면 차익을 남길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금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 두려운 생각이 들 정도”라고 말했다.
관계자들의 말처럼 현재로써는 금값이 떨어질 가능성이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인다. 해외의 일부 전문가들은 오는 2042년께 금값이 온스 당 4000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해 사람들을 경악케하고 있다. 꿈같은 이야기지만 이러한 가정이 사실이 될 경우 국내 금값은 한 돈 당 60만원이 넘는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아 1000달러 금값 시대가 올 것으로 보고있다. 금값이 한번에 폭등한 것이 아니라 수년간 꾸준히 오른만큼 앞으로도 이러한 현상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다.
금값이 오르는 이유는 뭘까. 전문가들이 분석하고 있는 원인은 다양하다. 다양한 원인이 있는 만큼 금값이 갑자기 떨어질 가능성도 낮아보인다.
전문가들은 달러 약세와 고유가 현상을 금값 상승의 대표적인 요인으로 보고있다. 달러 약세와 유가 급등으로 인해 투자자금들이 금 시장으로 몰려들고 있다는 이야기다. 전세계 경제가 고유가로 인해 인플레이션 압박을 받고있는 최근, 실물자금으로 평가받는 금은 매력적일 수 밖에 없다.
이렇듯 금에 대한 막대한 수요는 금값을 다시 올리는 요인이 된다. 세계 금융전문가들은 최근 금값 상승에 대해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고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금값 상승 요인을 다른 곳에서 찾고있다. 연말을 맞아 전세계적으로 금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금값이 금값화’됐다는 분석이다. 만약 이러한 분석이 어느정도 신빙성이 있다면 금값의 거침없는 폭등도 시간이 지나면 어느정도 안정될 것이다.
금은 현물이면서 화폐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활용 방법에 따라 장신구가 되기도 하지만 현금을 대체할 수 있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그만큼 금은 경제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표시물이기도 하다.
금값 폭등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하지만 새해부터 들썩이고 있는 고물가에 등이 굽고있는 사람들의 마음은 착잡하다. “이제는 금까지 금값이 되는구나” 금의 고공행진 언제 어디까지 계속될까. 2008년 01월 17일 11시 50분 / 경제 Copyright (c) 1999 사천신문 Co.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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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화칼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