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득·등록세율이 내릴 때까지 분양권 등기를 미루면 세금을 아낄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최근 부동산 거래 활성화를 위해 취득·등록세율을 2%에서 절반으로 낮추겠다고 밝힘에 따라 최근 입주를 시작한 새 아파트의 입주율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써브는 "거래세 요율 인하를 예고한 이후 분양권 지연등기에 대한 문의가 많다"라며 "최근 입주아파트는 취득·등록세율 인하 시점과 맞물려 실입주율이 저조한 편"이라고 밝혔다. 또 "그러나 행정자치부에서 분양가 5% 이하를 남겨두고 지연등기를 하는 것은 납부능력이 없어서가 아닌 분양권 상태를 유지하고자 하는 편법으로 간주해 실질적인 취득으로 판정, 가산세와 과태료를 부과하고 있다는 사실을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부동산써브는 지난해 12월 입주를 시작한 전국 54개 단지(3만 3088가구)가 지연등기로 세금 절감 효과를 볼 수 있는 아파트라고 집계했다. 경남의 해당 아파트는 △김해 삼계동 이안(856가구) △김해 진영읍 자이(977가구) △진해 장천동 대동 다숲(1264가구) △통영 광도면 죽림 푸르지오(653가구) △김해 장유면 쌍용 예가 1차(583가구) 등 모두 5개 단지(4333가구).
실제로 신규 아파트의 취득세 건수도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해시가 집계한 지난해 12월부터 1월 25일까지 신규 아파트 3개 단지 취득세 납부 건수는 전체 가구 수의 20.8%(502건)에 불과했다.
이에 대해 취득·등록세 담당공무원이나 건설업체 측은 세금을 적게 내려고 입주를 미룬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견해다. 김해시 관계자는 "최근 주택경기 침체로 입주율이 저조한데다 취득세는 잔금 납부일로부터 30일 이내에만 신고하기 때문에 나머지 80%가 세금을 들 내려고 입주를 미룬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지난달 입주를 시작한 한 아파트 관계자는 "입주 마감 지정일이 남아있어서 잔금 납부를 미루는 사람들이 있다, 없다고 말할 수 없다"라며 "언제 지방세법 개정이 되는지도 중요하고 잔금 연체료, 관리비 연체 등을 종합적으로 계산해 실익을 따져야 한다"고 말했다.
분양가격이 2억 원인 아파트의 잔금 5%를 미룬다고 가정했을 때 현재 세율(2%)로 계산하면 취득·등록세는 400만 원이지만 세율이 절반으로 내리면 세금도 200만 원으로 깎인다. 이 같은 세금 절감 효과는 잔금납부를 미뤄 내야 하는 연체료보다 훨씬 크다. 총 분양가의 5%(1000만 원) 잔금을 거래세율을 낮추는 지방세법 개정 이후로 내지 않더라도 한 달에 12만 5000원(연체이자 연 15%로 계산) 만 부담하면 된다.
그러나 취득·등록세율이 언제 내릴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무조건 등기를 미룰 수도 없다.
이와 관련, 지난 4일 행정자치부는 인수위에 지방세인 취득·등록세율을 1%로 줄이면 1조 2500억 원의 세수가 감소해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보고하기도 했다. 또한, 지난 22일 16개 시·도지사는 이명박 당선자와 간담회에서 취득·등록세율을 내리면 지방세 비율을 올려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한편, 지난해 8월 취득·등록세율을 2%로 낮췄을 때도 신규 입주아파트 입주민들의 지연등기가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