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의 각종 정보를 공개하는 대학정보공시제의 시행을 앞두고 지역대학들이 졸업생의 취업현황 파악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 22일 도내 대학들에 따르면 5월부터 교육관련기관 정보공시에 관한 특례법이 시행됨에 따라 신입생 충원률, 졸업생의 취업 현황, 장학금 수혜현황, 교수 충원률, 학교 발전계획 등의 주요 정보가 공개될 예정이다.
특히 각 학과별 세부정보까지 모두 공개돼 교육소비자인 학부모, 학생, 기업 입장에서는 해당 대학의 역량과 능력에서부터 학과별 수준까지 쉽게 파악할 수 있게 된다.
또한 교육과학기술부가 취업률에 따라 대학재정을 차등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해 지역 대학마다 정확한 졸업생의 취업률 현황파악에 진땀을 흘리고 있다.
지역대학들은 일단 정보공시제가 당장 시행되더라도 신입생 충원률 등을 비롯한 일부 사안의 경우 꾸준히 공개를 해 왔던 터라 큰 타격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학과별, 단대별로는 일부 타격이 불가피한 학과가 속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학과 신설, 폐지가 용이한 전문대학을 중심으로 이런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경상대 종합인력개발센터 관계자는 “이미 3년전부터 시행이 예고된 터라 큰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지 않는다”며 “공시제 시행에 대비, 정확한 취업 통계를 잡기 위해 각 학과별로 졸업생의 근무지, 담당 직무까지 교육부 기준에 맞춰 세밀하게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국제대는 1차적으로 지난 4일께 각 학과별 통계수치를 집계해 본 결과 지난해와 비슷한 90.3%의 높은 취업률을 달성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국제대 관계자는 “지난해와 달리 일부 과에서는 취업률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며 “통계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취업종합정보센터를 중심으로 2, 3차의 검증절차를 거치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내 다른 대학들의 사정도 이와 비슷하다. 이들 대학들은 취업률에 따라 향후 신입생 모집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한 대학관계자는 “대학정보공시제의 시행으로 대학선택에 있어 학부모, 학생의 경우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다는 점에서 큰 도움이 되겠지만 해당 대학 입장에서는 학교의 역량과 수준을 고스란히 외부에 드러내는 것으로 향후 신입생 모집과 학교 운영에 있어 부담이 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대학정보공시제로 학과별 취업률까지 공개되면 대학간 서열화와 학과별 격차가 벌어져 타격을 입는 지역대학이 늘 것”이라며 “시행초기에는 여건이 불리한 지역대학들이 고전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또 다른 대학 관계자는 “단지 서울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과대 포장된 대학의 진면목을 파악할 수 있어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지역대학들이 꼭 불리한 것만은 아닐 수 있다”며 “대학별, 학과별로 경쟁력 강화방안 마련 등 대응책 마련에 분주하겠지만 공시제 시행에 따라 속이 타는 학과와 교수도 그만큼 많아 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취업률 조사의 경우 지난해까지 상위 20개 대학의 현황만 공개돼 왔으나 올해부터는 대학정보공시제의 시행으로 모든 대학의 취업률이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