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천신문 ▒▒▒

봉화칼럼

재정준칙에 대한 보고서②
재정은 시민의 주머니에서 흘러나오는 고정물줄기 재원이다. 투자유치나 수출증대로 나오는 재정이 사회간접자원을 늘리는 진정한 재원이다. 그러므로 국가원수나 시장을 제1호 샐러리맨이라 ......

『 고유가 행진에 흔들리는 도내 농업 』

국제 유가가 크게 오르면서 도내 농업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몇 달째 ‘울며 겨자먹기’로 비싼 기름을 사용하던 농민들도 유가 폭등세가 그칠 기미가 없자 “이제는 버틸 수 없다”며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는 8일 긴급발표한 고유가 대책을 통해 “농어민에 대한 면세유를 농기계나 어선 보유대수, 경작면적 등을 감안, 실수요를 충족할 수 있도록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유 차량 운전자와 마찬가지로 리터당 1800원 이상 상승한 부분에 대해 절반을 유가환급금으로 지급하는 지원책도 함께 실시된다.
하지만 농민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일단 높은 유류비로 이미 생업을 포기하는 농민들이 속출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추가 인상분에 대해서만 보전해주는 것은 ‘눈 가리고 아웅’이라는 이야기다.
벼농사를 짓고 있는 김모(진주시 집현면)씨는 “오를 대로 오른 면세유를 확대해봤자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이앙기, 트레인, 경운기 등을 보유한 일부 농가는 이미 기계 운용을 기피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에 대해 보전 정책을 요구해 온 농민단체들도 실효성에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 농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농민들이 어떤 부분에 대해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지 잘 모르는 것 같다”고 혹평하기도 했다.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현재 경유 면세유의 경우 리터당 1100원대를 훌쩍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말 800원과 비교할 때 불과 몇 달 만에 300원 이상이 오른 셈이다.
지난 겨울내내 도산의 위기에 떨어야만 했던 시설농가들도 여전히 불안하다.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걱정을 덜기는 했지만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올 겨울이 오기 전에 문을 닫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전기보일러 등 대체연료를 사용하고 있는 시설하우스 농가의 경우 상황이 조금 나은 편이지만 기름보일러를 떼고 있는 농가는 그야말로 죽을 맛이다.
비닐하우스에 전기보일러 두 대를 가동하고 있는 진주시 대곡면의 한 농민(54)은 “(기름값이 더 오르기 전에)시설농업은 포기해야겠다는 이야기가 많다”며 “기름값이 오르니 전기세, 물값까지 오른다는 소식까지 들려 불안하다”고 말했다. 오를 대로 오른 비료값 파동도 농민들의 발목을 잡는 요인 중 하나다.
또다른 농민 정모씨도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상한제, 동결제도 여의치 않다”며 “만약에 기름값을 제한한다면 반드시 가격이 오르기 전으로 조정하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이 지난 2월 중순 발표한 ‘유가상승이 시설채소 농가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경영비 중 광열동력비 비중은 갈수록 오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촌경제연구원은 지난해 배럴당 68.4달러였던 원유가가 102.8달러로 오를 경우 시설채소농가의 경영비 중 광열동력비 비중이 ▲시설고추 42%→51.6% ▲시설오이 39.1%→50.1% ▲시설토마토 37.6%→46.5% ▲시설호박 25.4%→34.4%로 늘어난다고 밝힌 바 있다. 전체 경영비의 개선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소득이 필연적으로 감소할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2008년 06월 12일 9시 57분 / 농어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