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원자재 가격 폭등으로 국내 쌀 재배 농가와 시설원예, 축산 농가들의 경영비용 압박이 가중돼 소득이 크게 줄고, ‘마이너스 소득’까지 발생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달 초 농협경제연구소가 발표한 ‘국제 원자재 가격 급등과 농업’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전체 쌀 농가의 소득이 1270억원이상 감소할 것으로 전망돼 심각한 경영난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비료 가격이 지난해 12월과 올해 6월 두 차례에 걸쳐 각각 24%, 63% 인상됐고, 면세유 인상으로 1ha 농사에 투입되는 유류비도 올해 상반기 16만원으로 지난해보다 47%나 오른 탓이다.
비료가격 인상분의 30%만 농가가 직접 부담해도 올해 전체 쌀 농가의 유류 및 비료 관련 경영비 추가 지출 규모는 우리나라 쌀 생산액(2006년 8조4057억원)의 약 1.5%(1270억원)에 달한다는 분석이다.
기름 소비가 많은 시설원예농가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지난 7월 1일 현재 농업용 면세유(경유) 가격이 ℓ당 1267원으로 지난해 583원의 2배를 넘어서면서 시설채소 농가의 소득은 34~47% 감소가 예상됐다.
최근 국제유가의 급락으로 면세유 가격이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만일 기름값이 다시 반등해 140달러대 이상를 연말까지 유지한다면 단위면적 10a당 시설채소의 경영비는 품목에 따라 14.3∼48.2% 증가할 것으로 조사됐다. 소득 감소율은 고추 46.9%, 오이 38.5%, 토마토 33.9%, 호박 36.8%, 딸기 11.3%에 달할 전망이다.
축산 농가들도 가축을 기르면 기를수록 손해를 보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6월말 현재 고기용 소를 키우는 한우 농가는 마리당(600㎏ 수소) 97만7000원씩 밑지고 있다. 지난해 평균 순소득은 마리당 145만9000원이었다.
미국산 쇠고기 개방으로 소 값이 하락하면서 수입은 343만8000원으로 지난해보다 38% 줄어든 반면 배합사료 가격 인상으로 경영비는 439만7000원으로 7.8%나 증가했기 때문이다.
달걀용 닭을 키우는 산란계 농장도 마리당 7000원씩 손해를 보고 있다.
반면 돼지 농가는 광우병 파동과 조류인플루엔자(AI) 사태에 대한 반사효과로 마리당(100㎏) 9만원의 소득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여름 돼지고기 성수기가 끝난 뒤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본격화되면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농협경제연구소 관계자는 “해외 사료자원 개발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제를 도입하고, 배합사료 원료곡물 비축제도 및 구입처 다변화에 나서야 한다”며 “청보리 등 국내 사료곡물 재배 확대, 농업진흥지역내 논에 대한 쌀소득보전(직불제) 비율 100%로 상향, 전기온풍기 등 보조 난방장치 시설농가 지원 확대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