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대학들의 활동폭이 국내를 넘어 해외까지 점점 넓어지고 있다. 특히 그동안 주요 선진국들을 중심으로 개척에 나섰던 대학들이 제3세계까지 눈길을 돌리면서 ‘국제교류전’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지만, 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대학들이 해외 개척에 적극 나선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실제로 도내 상당수 대학들은 이미 수년전부터 해외 대학이나 연구기관과 학술·업무협약을 맺어왔다.
지난달 28일 미주리대학과 ‘국제공동캠퍼스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은 경상대는 이로써 18개국 87개 대학과 교류협약을 맺게됐다. 경상대는 올 한해동안 베트남 호치민 공과대학(7월29일)을 비롯, 중국 화중농업대학(6월5일) 등 10개 대학과 협약을 맺은 바 있다. 대학과는 별도로 협약을 맺은 해외 연구소와 고등학교를 포함할 경우 협력 기관은 더욱 늘어난다.
창원대 역시 최근 독일 하노버 대학과 학술교류협정을 갱신했다. 지난 2005년 하노버 대학과 교류협정을 맺었던 창원대는 이번 갱신을 통해 교직원 및 학술 교류를 더욱 활발하게 추진할 계획이다. 창원대 국제교류원 관계자는 “창원대와 협약을 맺은 대학은 16개 국가에 71개에 이른다”며 “해외 대학이나 기관과 협약을 맺는 사례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도내 주요대학들과 협력 관계를 맺고있는 기관 중 상당수는 유명대학이나 특정 분야에서 전문성을 자랑하는 기관들이다.
하지만 예외도 있다. 지난달 29일 부탄왕국과 교류협정을 맺은 진주산업대학교가 대표적인 경우. 부탄왕국 농업부와 협력 관계를 체결한 진주산업대는 앞으로 농업기술, 그 중에서도 특히 녹차생산 및 처리에 관한 기술을 지도하고 교육할 계획이다.
제2창학을 선언한 후 국제화에 나선 한국국제대학교 역시 지난 5월 스리랑카 켈라니아대학과, 지난 8월에는 몽골과학기술대학, 울란바토르 호텔과 협약을 맺었다. 창원대와 경남대는 각각 인도와 불가리아에 소재한 대학과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일반인들에게 아직은 ‘생소한’ 국가나 기관들이 새로운 타깃으로 자리잡고 있는 셈이다.
대학 관계자들은 “과거의 국제교류가 이른바 선진국만 대상으로 이뤄졌다면 현재는 그 폭이 전 세계로 넓어졌다”고 입을 모은다. 국내 대학들의 경쟁력이 높아지면서 ‘받을 것만 궁리했던’ 교류의 성격이 ‘줄 것을 찾아보는’ 형태로 바뀌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인재의 확보다. 한 대학 관계자는 “갈수록 줄어드는 신입생을 대체할 수 있을 뿐만이 아니라 역량있는 국제인재를 영입할 수 있다는 게 매력적”이라며 “국내 대학들이 총력전에 나서면서 국제교류마저 포화상태가 된 것도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고 말했다.
물론 무분별한 교류 추진에 대한 우려도 있다. 실제로 ‘교육이나 문화에 대한 상호교류’라는 모호한 용어로 협정을 맺은 일부 대학이나 학과들은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해 ‘형식적인’ 협력관계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역량이 지나치게 떨어지는 기관을 대상으로 무작정 숫자 늘리기에만 매달릴 경우, 얻는 것보다는 잃는 것이 더 많을 것이라는 지적도 그래서 나온다.
국제대학교 방성철 홍보팀장은 “최근에는 교육교류 외에도 기술이전, 연구개발, 경영컨설팅 등 범위가 점점 확대되는 추세”라며 “대다수 대학들이 이름보다는 실무적인 면을 중시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