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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폭력에 굴복한 민의(民意)의 전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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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오전 ‘민의(民意)의 전당'이라는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국회의장 집무실 출입문을 한복차림의 민주노동당 대표인 강기갑 의원이 연신 발로 걷어 찼다. “의장 나와. 의장 나와." 강 의원의 고함소리로 복도가 떠나갈 듯했다. 강 의원은 쇠로 된 긴 원통형 경계라인 봉(棒)을 들고 의장실로 밀고 들어가려다 국회 경위들에게 제지당했다. 앞서 강 의원은 국회 사무총장실에서 박계동 총장 앞의 대형 원형 테이블을 주먹으로 내려치고, 이를 뒤엎으려 했다. 탁자 위에 올라가 발로 몇 차례 쾅쾅 구르기도 했다.
강 의원의 폭력적 행위는 국회 경위들이 민노당의 국회 본회의장 앞 로텐더홀 농성이 불법이라며 강제 해산시키려 한데 대한 항의라고 했다. 민주당은 김형오 국회의장의 전날 ‘직권상정 자제' 발언으로 로텐더홀 농성을 풀었지만, 민노당은 이를 거부하고 단독 농성을 계속했다.
민노당은 지난 17대 국회 때도 5차례나 회의장 점거를 통해 법안 등의 통과를 지연시켰다. 환경노동위(비정규직 관련 법안), 통일외교통상위(쌀관세화 유예협정 비준동의안, 한미FTA 비준동의안), 법제사법위(비정규직 관련 법안), 교육위(사학법, 로스쿨법) 회의장 등이었다.
절대 다수파들이 국회 점거사태를 부분적이나마 풀기로 한 정치적 합의는 18대 국회에서도 맥없이 무너졌다. 원내 의석의 1.7%에 불과한 5석짜리 군소정당인 민노당의 횡포에 국회는 ‘불법과 폭력의 전당'으로 전락한 것이다.
이날뿐 아니라 국회는 지난달 10일 임시국회를 연 이후 27일간의 회기 동안 중요 현안은 하나도 처리하지 못한 채 소수 강경파에 끌려 다니다 본회의장 및 로텐더 홀 점거라는 물리력 앞에 굴복한 모양새로 끝나게 됐다. 제1야당인 민주당은 해머, 그라인더, 공사장에서 큰 못을 뽑는데 쓰는 배척(일명 빠루) 등 ‘신형 무기’들을 동원해 의사당을 공사판으로 만들었고, 본회의장까지 물리적으로 점거했다. 한나라당 역시 회의장 출입을 막고 소화기를 뿌리며 저지해, '폭력에는 폭력으로' 대응하게 하는 나쁜 선례를 남겼다.
국회의장의 ‘질서유지권' 발동에 따라 본회의장 질서 회복을 위해 공권력을 행사하던 국회 경위들이 농성 중이던 야당 당직자들에게 목을 졸리고 밀려서 쫓겨 나왔던 지난 주말 국회 상황은 법전(法典)이 휴지조각이 돼 버린 대한민국 국회의 현주소를 잘 보여줬다. 결국 이번 임시국회는 국회의장이 질서유지권을 발동해 놓고도 농성을 해제해 본회의장을 정상화하지 못한 채 야당의 요구로 ‘직권상정 자제' 약속까지 해주면서 불법과 폭력 앞에 백기를 든 꼴이다.
국회가 소수 강경파의 폭력 행사에 무릎을 꿇고 만 사태의 최대 피해자는 경제 위기에 신음하고 있는 국민들이다.
국민들의 염원은 국회도 정부나 기업과 함께 경제위기 극복에 동참해 적극적으로 나서 달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정치권은 경제야 죽건 말건 자기들만의 정략적 이해득실에만 매달려 국회를 무법천지로 만들어 스스로의 존립이유를 부정하고 있다. 2009년 01월 08일 12시 31분 / 종합 Copyright (c) 1999 사천신문 Co.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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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화칼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