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고용시장침체기를 맞아 ‘임금삭감을 통한 일자리 늘리기’가 정부와 공기업에서 대기업 및 시중은행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추진한 경영효율화 방안에서 국실장급 연봉삭감에 전원 동의하고 상여금 포함 전 임금의 5%를 자진반납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반납한 잉여분의 자금을 토대로 행정인턴을 고용한다는 취지에서다.
또 전국 30대 그룹 채용담당 임원들은 지난 25일 전국경제인연합회에서 고용안정을 위한 경제계 대책회의를 열고 일자리나누기(잡셰어링) 차원에서 대졸 신입사원의 연봉을 최고 28% 차등 삭감하면서 사원수를 늘린다는 계획이다.
따라서 각 기업들은 대졸 초임이 2600만원이 넘는 기업을 대상으로 실정을 고려해 이를 시행하고, 2600만원 이하인 기업도 전반적으로 하향 조정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이같은 방침은 은행에도 적용되고 있다.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이 초임 20%를 삭감해 총 400명의 인턴을 채용하기로 정한 데 이어 25일 우리은행도 대졸초임 20%를 삭감해 정규직 채용을 25%까지 확대한다고 밝혔다.
우리은행은 초임연봉을 20% 삭감할 경우 3400만원 수준에서 2700만원 수준으로 낮아질 전망이다. 올 하반기 신입 50명을 추가로 선발할 자금은 이렇게 조성된 14억원의 추가재원을 활용한다.
경남은행도 이미 간부급 직원의 10% 임금삭감을 통한 일자리 나누기를 실시하고 있는데 더해 10%를 재삭감하기로 결정했다.
국민은행도 1200여명의 간부 임금 5%를 반납하기로 한데 이어 직원 임금 추가 삭감을 계획 중이다.
허종구 경남은행 홍보팀장은 “서울발 고용빙하기가 이제 경남까지 도래했다는 데 모두 공감하고 있다”며 “시중 은행들까지 자구책마련과 함께 고통을 함께 분담하는 일자리 나누기에 나서는 데 모두 이견을 제기하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