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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05.05 22:26

구부총(九夫塚)

사천 북쪽 두량리에 한 여자가 살았는데 팔자가 너무나 억세어 남편을 얻으면 죽고, 얻으면 죽고 하여 아홉이나 죽었다. 그때마다 시체를 갖다 묻은 곳이 사천군 사천읍 두량리 추동 실티골 동쪽 골짜기 아홉 살 골짜기였다.

옛날에 변강쇠란 남자와 옹녀라는 여자가 춘석관에서 만나 지리산에서 함께 살았는데 어느 날 변강쇠가 장승을 짊어지고 와서 패어서 불대고 나자 동티가 나서 장승처럼 뻣뻣하게 선 채로 죽어 버렸다. 변강쇠의 시체를 치워주는 사람과 살겠다는 옹녀의 이야기에 중, 초라니, 풍각쟁이 등 여덟 사람이 덤벼들었다. 그러나 모두 죽고 각설이패 마종들이 송장 여덟을 나누어 짊어지고 북망산으로 찾아 들어갔다. 모두 묻었으나 마종떱뚝이는 변강쇠와 초라니의 시체를 가로진 채 장승이 되어 버렸다.

옹녀는 변강쇠와 만나기 전인 열다섯 살 때부터 결혼한 해를 못 채우고 '단통 주어먹듯'죽인 남편만도 수두룩했다. 변강쇠와 만나 백년해로를 하려 했으나 그것마저 안되어 아홉 살 골짜기에 변강쇠를 묻었다. 열 번째 남자가 찾아와서 살자고 하니 이제 시체 치우기에도 싫증이 났는지 마다하고 단봇짐을 싸고 정처 없이 떠날 때 넘은 고개를 실티(싫다)고개라 불려오고 있다. 지금의 사천읍 두량리에 있다.

<자료출처:사천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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